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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폭싹 속았수다’ 애순이 엄마를 통해 본 제주 해녀의 삶

‘폭싹 속았수다’ 애순이 엄마를 통해 본 제주 해녀의 삶

넷플릭스 기대작 **‘폭싹 속았수다’**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닙니다. 제주 여성들의 치열한 삶과 고유한 문화를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이죠.그중에서도 주인공 애순이의 엄마, 이름 없는 해녀로 그려지는 인물은 제주 여성 공동체의 상징이자, 한국 여성 노동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드라마 속 해녀의 모습에서 출발해, 실제 제주 해녀들의 삶을 조명해보려 합니다.

 

 

 

 

 

 

 

 

1. 물질을 생업으로 삼은 제주 여성들

해녀는 바다에서 전복, 소라, 해삼 등을 직접 채취해 생계를 유지하는 잠수 노동자입니다. 이들은 물속에서 2~3분씩 숨을 참으며, 산소통 없이 물질을 합니다.
드라마에서 애순이 엄마는 어린 딸을 두고 해녀로 살아가며, 말없이 강인한 어머니상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모습은 단지 극적인 연출이 아니라, 실제 수많은 제주 여성들의 삶이었습니다.

1970년대까지 제주도는 농지보다 바다가 삶의 터전이었고, 남성은 배를 타거나 외지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기에 여성들이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죠.

 

 

 

 

2. 바다에 나서는 어머니들, 공동체로 버텨낸 삶

해녀는 혼자 물질하지 않습니다. **‘불턱’**이라 불리는 공용 쉼터에서 함께 준비하고, 조업 후 경험을 나누며 서로의 안위를 살폈습니다.
드라마 속 해녀 장면에서도 여럿이 함께 물질하고, 돌아와 젖은 몸을 녹이며 서로 챙기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강한 유대감과 공동체 정신은 제주 해녀 문화를 오늘날까지 지켜낸 핵심이기도 합니다.

 

3. 해녀가 겪은 차별과 위기

하지만 해녀들의 삶은 늘 존중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비공식 경제활동으로 여겨졌고, 산업화 이후엔 ‘낡은 직업’이라는 인식도 따라붙었습니다.
기록이 잘 남아있지 않아 ‘이름 없는 여성 노동자’로 잊히기도 했죠.
실제 많은 해녀들이 1970~80년대 급변하는 제주 경제 속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제주 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전 세계에 인정받게 됩니다.

 

4. 드라마가 다시 비추는 제주 해녀의 가치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이 엄마는 시를 쓰는 딸의 꿈을 응원하진 못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삶을 버텨냈습니다.
그녀의 물질, 그녀의 희생, 그녀의 고요한 강인함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제주 해녀 정신의 정수입니다.

이 드라마는 단지 시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잊혀졌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복원하고 있는 셈이죠.

 

 

 

마무리하며: ‘물속에선 누구든 평등하다’

제주 해녀들은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물속에 들어가면, 나이도 신분도 필요 없어. 거긴 다 똑같애.”

바다가 허락한 평등,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난 강인한 여성들.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 엄마는 바로 그 역사와 전통의 대표이자, 제주 여성의 얼굴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그 이름 없던 얼굴들에게 진심 어린 박수와 존경을 보내야 할 때입니다.